나의 식물 일지(식집사)
본가에서 살 때는 아빠가 키우던 식물에 관심도 없었는데 ^^
독립과 함께 식물에 관심 있어짐
나만 그런 건 아니고 주변 사람들 독립 스토리를 들어보면,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식물도 유행을 탄다. 내가 막 식물을 알아볼 때쯤 많이 보이던 식물은 '마오리 시리즈'
마오리 코르키아, 마오리 소포라
뉴질랜드 야생종으로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해서 언니랑 같이 구매했다.
-언니는 마오리 소포라 (미니 아카시아 느낌)
-나는 마오리 코르키아 (잎 뒤가 은빛이라 묘함)
키운 지 2달도 안 돼서 초록별로 가심.... 햇빛과 물을 좋아하지만 햇빛에 너무 노출되면 안 되고, 물을 너무 주면 안 됨
"일주일에 물 한번 주세요" 가 큰 의미가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배수가 잘 안 되던 흙 배합 + 흙 위에 미관과 뿌리파리 못 들어가기 위해 올려진 돌(마사토)이 너무 과하게 올려져 있어 과습으로 간 거 같다
나는 그렇게 새로운 식물을 또 샀다
귀여움에 반해 충동적으로 구매한 '스테파니 에렉타' 일명 감자라 불리며 아프리카 구근식물이다
그리고 은빛 도는 잎이 멋스러운 '비단삼나무' 블루버드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모두가 식물 사면 키우는 '몬스테라'
언니가 산 오렌지자스민
이때가 가을이라 그런지 식물들이 별 탈없이 잘 자랐다
자신감 생겨서 더 구매
무늬 관심 가질 때도 됐지! 저렴이로 가자. 무늬 싱고니움과 칼라데아 퓨전화이트, 알로카시아 프라이덱 그리고 아단소니 결제
습해야 잘 자란다는 너희를 위해 미니 온실을 만들어줬다
온실은 '코로나 가림막'으로 만듦ㅋㅋㅋㅋㅋ저녁마다 끓인 물을 넣어 습도를 올려줬다. 잘 자란다 확실히
하지만....온실에서 꺼내면 시들시들해지는 개복치가 됐다
온실이 은근 공간 차지를 해서 온실을 치워버렸다. 우리 집이니까 적응은 식물 너희가 해ㅠ
그렇게 '칼라데아 퓨전화이트'를 초록별로 보냈다(먄...) 알로카시아는 잘 적응했고, 무늬 싱고니움은 무늬를 잃었다..
멈출 줄 모르는 식쇼핑. 자주 가던 쇼핑몰에서 특가로 나와 어쩌다가 구매한 '필로덴드론 플로리다 뷰티'
응애 맛집으로 불리는 친구다. 그렇게 응애의 밥이 되어 추운 겨울에 초록별로 갔다(비단 삼나무와 함께 갔으니 덜 외로웠겠지)
우리 집의 희망 '알로카시아 프라이덱' !!!
어마무시하게 커져서 화분이 초라하다. 2년 동안 매년 꽃도 피웠는데 이 꽃은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
(가까이서 보고 저 꽃가루들이 두려워서 잘라 버렸다, 양분을 다 뺏기기도 해서 잘라주는 게 좋다!)
분갈이하려고 보니 자구가 한가득,며칠 동안 젖은 볼 위에 올려두니 싹이 나왔다. 스타벅스 숏사이즈 컵에 심었다(가볍고 사이즈도 딱이다, 밑에 물구멍은 꼭 뚫기!)
작은데도 벨벳 느낌이 제대로다. 몇 년을 봐도 벨벳이 신기하다
산 걸 후회한 감자. 앙증맞은 잎 때문에 산 건데 잎이 피는 시기(7월)가 너무 짧다...대략 2달 정도?ㅠㅠ 10개월을 감자로만 있는다. 물을 주는 게 의미가 있을 정도로 변화가 없다. 살 때 큰 감자로 살 걸!!! 곧 쭈글 해지다가 소멸하겠다.
포스팅하면서 든 생각 "그러고 보니 7월 지났는데 잎이 안 보인다..." 얘도 초록별로 간 거 같다.
+
9월 8일 근황
아직 안죽었구나 내 감자💚
구근?을 뚫고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우리 집의 기둥!!! '몬스테라' 절대 안 죽는다
크기가 커져서 거실 티비 옆에 혼자 뒀는데, 창가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2번의 겨울을 버텨냈다
쫌 커져서 분갈이를 해줬는데, 점점 더 커서 화분이 곧 쓰러질 정도다
급하게 본가에서 화분을 얻어와 분갈이를 해줬다. 훨씬 안정감 있어졌지만... 저 화분도 작은 걸?
또 새 잎이 나고 있다. 든든한 몬스테라
그 외의 식물들
▪️몬스테라 아단소니- 무섭도록 자라서 잎이 온 벽을 감쌌다. 하지만 겨울에 베란다 나가기가 너무 추워서... 방치했더니 잎이 다 노래졌었다. 모든 잎을 다 잘라버렸는데 봄이 되니 다시 새순이 돋았다. 진짜 진짜 놀란 생명력
▪️언니가 산 군복 느낌의 '아글라오네 픽텀 트리칼라' .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나에겐 정이 안 가지만, 습한 곳에서 살아야 되는데 얘도 우리 집 습도에 적응해서 잘 자라고 있다.
▪️오렌지자스민 - 엄청나게 크진 않았지만 계속 자라고는 있다. 여름만 되면 꽃을 피워 향을 낸다. 향긋~
▪️무늬 싱고니움 - 내 무늬 누가 다 가져갔어? 생명력과 번식력이 엄청난 싱고니움. 미친듯한 가지치기를 해도 미친 듯이 자란다
이제 더 이상 식쇼핑은 없을 거 같다^_^ 지금 남아있는 애들 관리하기도 힘들다
초기엔 퇴근하고 베란다 의자에 앉아서 식물 구경하는데만 30분을 보냈는데, 지금은 애들이 물에 굶주려 잎이 처질 때쯤
허겁지겁 물을 먹인다.
죽은 줄 알았던 식물이 살아날 때는 약간의 울림이 있긴 하다 ㅎㅎㅎㅎ!
더 이상 죽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