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피르스트에서 액티비티(플라이어,트로티바이크) 즐기기 그리고 스피츠(Spiez)와 튠(Thun) 구경
스위스 자유여행의 일정과 융프라우, 하이킹이 궁금하다면
매일 봐도 매일 예뻤던 그린델발트 샬레,
어제도 스위스는 맑았지만 오늘은 더 맑았다. 본인이 날씨 요정이라고 칭하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어서 그런 건가(나 포함)
이런 날엔 피르스트에 가서 액티비티하기 최적이다. 오픈런을 위해 일찍 준비한 뒤, 121번 버스를 타기 위해 미리 봐둔 버스 시간표에 맞춰 나왔다.
피르스트 매표소를 가기 위해서는 'firstbahn' 정거장에서 내리면 된다.
📍주소 : Dorfstrasse 187, 3818 Grindelwald, 스위스 (https://maps.app.goo.gl/HLFKkESMejZMXnpf9)
사진에 보이는 저 줄에 서있었는데....뒤늦게 알고 보니 곤돌라 타는 줄이었다. 허무해라
저 줄에서 왼쪽으로 더 올라가면 매표소가 있다. 한국에서 미리 출력해 온 동신항운 쿠폰을 내고 액티비티 2회를 구매했다!
일단은 피르스트까지 쭈욱 올라가기!!
곤돌라를 타고 오전 9시에 피르스트에 도착! 마모트 동상이랑 사진 찍고, 플라이어는 10시 오픈이라 그동안 사진 엄청 찍었다. 진짜 웅장 그 자체... 눈 덮인 융프라우랑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잔디색이 물 들고 있고 앞엔 설산, 하늘은 새파랗다. 이러니 스위스 벌써 2번째이지, 아마 기회만 되면 스위스는 3번도 오고 4번도 올 거 같다.
9시 40분이 되니 슬슬 플라이어에 줄이 생겼다. 어디를 가도 눈치싸움이다. 40분 전까진 다들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한 두 명 줄 서니 우르르 가서 줄을 선다.
✅성수기 때 피르스트를 방문한 게 아니라면, 오픈런을 해서 일찍 피르스트 도착 > 클리프워크 먼저 구경 > 다시 돌아와서 액티비티 줄 서기를 추천한다.
플라이어는 10시보다 일찍 오픈했고, 10시 03분에 타게 됐다. 타면서 소리 지르는 사람이 없어서 시시하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순식간에 안전밸브를 장착하더니 순식간에 문이 열리면서 출발한다.
처음 딱 출발할 때 심장이 철렁거려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했다가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 점점 차분해진다. 그리고 왼쪽 방향으로 치우쳐져서 내려가서 약간 어정쩡했다😅😅 나보다는 60대 부모님이 훨씬 더 재밌게 타셨다.
놀란 가슴 부여잡고 다시 곤돌라를 타고 클리프워크(cliffwalk)를 구경하러 갔다. 처음 스위스 왔을 때는 아쉽게 피르스트 중단 기간에 와서 클리프워크도 보지 못하고, 액티비티도 못해 한이 됐었다.
클리프워크는 절벽과 다리 사이에 꽤 넓은 틈들이 많았다. 어린 아이나 강아지와 함께 온다면 주의해야 된다. 진짜 체구 작은 아기나 목줄 하지 않은 강아지들은 빠질 정도로 틈이 넓다. (꽤 위험한데 안전 요원이 있진 않았다. 아무래도 다들 조심하기 때문이겠지?)
또 곤돌라를 타고 보어트(Bort)에서 내리는데, 곤돌라에서 바라보는 마운틴 카트 구간의 풍경이 엄청 멋있었다.
원래 부모님은 마운틴 카트를 타고, 나와 언니는 트로티바이크를 타려고 했는데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마운틴 카트는 마감됐었다. 계획하고 가도 현지 상황에 따라 액티비티를 못 할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을 생각하고 와야 된다.
내리자마자 안전모를 착용하고 (서양인들의 얼굴이 워낙 작은지 라지를 써야했다.) 한국어로 된 안전 규정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바이크 주는 쪽으로 가서 내면 된다. 직원이 바이크를 건네주면서 설명을 해줄 때도 있고, 안 해줄 때도 있는데 우리한테는 안 해줬다!!!!!!!😅
바이크를 타고 내려가려는데, 도입부부터 경치가 미쳤다. 여유롭게 풀 뜯어 먹는 소와 뒤와 그 뒤로 보이는 경관이 장관이다. 설산, 소, 나무 end....스위스를 생각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는 딱 그런 뷰가 눈앞에 있다.
또 스위스 사람들이 부러워지는 하루다. 풍경만 보고 하루 종일 있어도 재밌겠지만, 그런 풍경 옆에서 바이크 타는 건 얼마나 더 재밌겠는가!!!! 다시 트로티 바이크 타는 얘기로 넘어가자면,
트로티바이크 자체는 단순하다. 핸들 양쪽으로 브레이크가 다 인데, 브레이크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크게 다친다.
트로티바이크를 타다가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후기들을 봐서, 부모님한테 안전을 당부하면서 제발 조심히 타라고 말했다.
✅트로티 바이크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양 쪽 브레이크를 꽉 잡고 내려가다가, 약간 익숙해지면 브레이크 잡은 강도를 약간 느슨하게 잡으면 된다. 워낙 경사진 곳도 많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놓는 순간 속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중간에 사진 찍고 싶은 구간이 있으면, 옆이 풀밭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정차한 뒤에 찍으면 된다.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던 아빠는 능숙하게 타셨고, 엄마는 브레이크를 잘 조절해서 타는데 문제가 없었다. 아쉬운 건 내려가면서 보는 뷰가 끝내주는데, 바이크를 타고 있어 뷰 보랴 바이크 타랴 바쁘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눈에 담고 싶은 구간이 있으면 아예 멈춰서 잠시 피크닉을 하는 게 좋다.
오전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탓에 배가 고파, 평지에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도시락과 아이스커피를 먹었다. 스위스 여행을 위해 따로 접이식 도시락을 샀는데 진짜 강강강추다. 처음에는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만 다 먹고 접으면 부피가 확 줄어든다.
도시락을 먹으면서 풍경을 보는데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했다. 평화로움 그 자체였기에,
우리가 도시락을 먹고 있으니 다른 관광객들도 바이크를 멈추고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내려오는 풍경을 담으려고 집에서 액션캠도 챙겨왔지만, 정작 피르스트 출발하는 날 챙기지 않은 나.
셀카봉으로 찍었지만 영상으로 건질 건 없었다. 트로티 바이크는 다 좋은데 반납할 때가 제일 힘들다. 엄청난 경사의 언덕길을 바이크를 끌면서 올라가야 되는데 숨이 찰 정도다.
이른 오전부터 일정을 시작했더니 시간이 여유로웠다. 원래 외시넨 호수를 가려고 했지만, 중간에 엄마가 가방을 두고 온 바람이 일정 소화가 불가능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이 외시넨 호수였는데... 못 갔으니 스위스를 한번 더 와야겠다.
일정을 끝내기엔 아쉬워서 스피츠와 툰을 구경하기로 했다. 스피츠는 스위스 여행하다 보면 환승 때문에 잠시 내리거나,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냥 지나가기엔 마을 자체가 아름다워서 방문했다.
역 출구에서 바라 봤을 때 보이는 산과 강, 그리고 붉은 벽돌들의 색감이 꼭 동화 속에 들어온 거 같다. 스피츠는 확실히 관광객이 적어서 고요하면서도 여유로웠다. 멀리서 스피츠 성을 보며 잠시 자리에 앉아 쉬다가 툰을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처음 온 툰(Thun)은 베른과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딱 구시가지의 느낌이랄까? 휴양도시이기도 한 툰의 시내만 구경하다가 다시 그린델발트로 돌아왔다.
스위스는 워낙 물가가 비싸고 외식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여행내내 아무리 힘들어도 저녁은 샬레에서 먹었다. 한국에서 가져간 쌀과 고체 국, 라면으로 저녁을 먹으면 피로가 확 사라진다.
사진에서도 강렬하게 눈에 띄는 쌈장ㅋㅋㅋㅋㅋ, 삼겹살 구워먹으려고 따로 챙겨갔었다. 샬레에서 가족끼리 모여 앉아 저녁을 먹으면서 그날 하루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은 참 좋은 거 같다.
행복하디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