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외시넨 호수, 웅장한 바위 산 아래에 에메랄드 색의 호수를 보고 충격을 먹었었다. 2023년에 홀린 듯이 '저기는 무조건 가야 된다'라고 결심했었다. 엄마가 가방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생각보다 늦게 출발했고, 심지어 열차까지 잘못 타서 외시넨을 포기했었다.
그래서 겨우 겨우 이번에 다녀올 수 있었는데, 체르마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에 외시넨을 들려야 돼서 약간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외시넨은 칸더슈텍(Kandersteg)역에서 케이블카를 탄 뒤 약간의 하이킹을 해야 만날 수 있다.
체르마트에서 가려면 zermatt 역 > visp 역에서 brig가는 방향으로 환승 > brig 역에서 베른 가는 방향으로 환승 > kandersteg 도착이다. 넉넉하게 2시간 30분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나는 위 경로로 갔지만,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보자면 생모리츠행 PE(빙하특급) 열차를 타고 Brig Bahnhofplatz까지 갔다가, brig에서 kandersteg로 가는 걸 추천한다. brig bahnhofplat에서 brig까지 약 7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2시간 21분정도 소요되고 빙하특급 열차는 천장도 유리로 되어있어 스위스의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정수리 타는 것 주의).
2번의 환승 끝에 kandersteg역 도착, 6월 초에 갔을 때는 역 자체가 공사 중이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제 캐리어 넣을 락커를 찾아야 돼....!
블로그나 여러 카페들을 찾아봐도 칸더슈텍 코인 락커 관련해서는 정보가 거의 없어서 걱정이 많긴 했지만, SBB 앱으로 보면 락커룸이 있는 걸로 표시되어 있어 될 대로 돼라 마인드를 장착했다.
다행히도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코인 락커가 눈에 들어왔고, 큰 락커는 맨 위 칸만 남아있었다. 심지어 여러 블로그에서는 24인치는 절대로 안 들어간다고 되어있었는데, 큰 락커가 생각보다 엄청 커서 2개도 충분해 보였다. 키가 작은 편이라 언니와 낑낑대며 올렸고, 원래 5프랑씩 2개의 락커에 넣을 생각이었는데 5프랑에 해결했다. 괜히 뿌듯😘
24인치이상의 캐리어를 들고 있다? 바로 달려가서 저기에 짐을 넣어야 된다.
급하게 넣느라 락커 옆 안내 문구는 보지 못했었다. 만약 락커에 자리가 없었으면 캐리어를 끌고, 외시넨 케이블카까지 이동했을텐데... 외시넨 케이블카에 가보니 24인치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작은 락커만 있었었다.
칸더슈텍 코인락커에 24인치 캐리어 2개를 넣고도 공간이 남아서 가방 안에 있는 무거운 짐들도 다 두고 갔다(저 맥주는 샤모니에서 산 맥주...ㅋㅋ)
홀가분해진 몸으로 외시넨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이 예쁘다는 글을 많이 봤지만 날씨가 흐려서인지 기대에는 못 미쳤다. 외시넨 케이블카까지는 표지판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안내대로 잘 가면 된다.
15분 정도 걸으면 케이블카 타는 곳 도착! 아래 사진 구도 기준으로 왼쪽에 티켓 머신이 3대 정도 있고, 왼쪽 계단을 내려가면 거기에도 머신도 있다. 스위스패스가 있으면 50프로 할인되기 때문에, 할인받아서 왕복 18.50프랑에 구매했다.
6월 초는 성수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미리 구매하지 않았지만, 성수기에 방문한다면 아래 사이트를 통해 미리 구매 및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외시넨 홈페이지 :
Cable car Kandersteg-Oeschinensee
Buy online tickets and board the cable car directly without waiting time!
oeschinensee.skiperformance.com
시기에 따라 케이블카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미리 체크하기!
사람이 거의 없어 일행끼리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케이블카 내리자마자 보이는 터보건, 전에는 1회권, 5회권 이렇게 판매한다고 되어있어서 여러 명에서 나눠 탈 수도 있다고 했었다. 이번부터 바뀌었는지 내가 갔을 때는 5회권은 없어서 각자 1회권씩 구매해서 탔다. 1회에 6프랑,,, 재밌으면 더 타자고 했는데 샤모니에서 탄 루지가 더 재밌어서 1회로 끝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외시넨 호수까지는 제일 짧은 코스로 약 30분 정도 걸린다. 코스가 여러 개이지만, 날씨에 따라 자기가 계획했던 코스가 불가능할 수 있는 점은 참고하길! (내가 간 날은 짧은 코스만 가능했다)
호수까지 내려가야 되기 때문에 가는 길은 내리막길로 크게 힘들지 않다. 중간중간 의자들이 있어서 힘들면 쉬고 갈 수 있다.
워낙 내가 외시넨을 기대했어서 언니가 외시넨 호수 나올 때쯤 아래만 보고 걸어가다가 확 고개를 들라고 했는데,,,ㅋㅋㅋㅋㅋ타이밍을 놓쳤다. 점점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니 설레었다. 근데 내가 생각한 건 웅장한 돌산과 호수였는데 호수가 생각보다 덜 커서 약간 실망했다.
호수에서 배를 탈 수 있지만, 노를 수동으로 저어야 되고 생각보다 비싸서 구경만 했다. 약 1시간 넘게 호수를 구경하고 어딜 가든 보이는 스위스 국기를 배경 삼아 사진도 많이 찍었다.
외시넨 호수 <-> 케이블카 버스도 운행 중이지만, 버스가 자주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갈 때도 도보로 이동했다. 위에 말한 거처럼 내리막길이라 외시넨 호수까지 힘들지 않았지만, 반대로 케이블카 타러 가는 길은 계속해서 오르막길이기 때문에 생각한 거보다 힘들었다. 무릎이 안 좋거나 어린아이, 어르신과 함께 갔다면 무조건 버스 타는 걸 추천한다.
가는 길이 힘들긴 했지만, 점점 날씨가 맑아지고 있고 형형색색 꽃들이 막 자라고 있어서 꽃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갑자기 해가 쨍쨍했다. kandersteg 칸더슈텍 역까지 바로 걸어가려고 했는데, p답게 시간 체크를 하지 않았다. 열차가 1시간에 1대씩 오는 걸 뒤늦게 알아, 남은 시간 동안 마을 구경을 하기로 했다.
확실히 맑아지니 꽃들도 빛나고 푸릇푸릇한 스위스 느낌이 더 잘 나기 시작했다. 기분이 급 좋아졌다. 생각보다 마을을 구경하는 관광객도 많았다.
칸더슈텍 마을에서 찍은 아래 사진은 이번 여행에서 내가 찍은 사진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구름이 많긴 하지만 스위스 샬레와 야생화가 가득한 느낌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외시넨 갔다 오고 나서 시간이 남는다면, 넓은 들판과 꽃들이 가득한 칸더슈텍 마을도 한번 둘러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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