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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여행 후기입니다]
나는 날씨 요정임이 틀림없다. 어느덧 스위스에 온 지 4일이 지났다. 오늘은 제일 느긋하게 준비해서 나왔다.
원래는 부모님을 모시고 리기산을 가려고 했지만, 예전에 언니랑 가 봤고, 2번 갈 만큼 우리에겐 인상적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더 좋은 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결정하게 된 '슈탄저호른(Stanserhornbahn)' . 리기산과 마찬가지로 스위스 패스를 소지하고 있으면 곤돌라가 무료다.
우선 슈탄저호른을 가려면 슈탄스(Stans)역을 가야 한다. 그린델발트에서 편도 3시간이나 걸리고, 3번을 갈아타야 되기 때문에 기차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스위스 기차를 타면서 타는 방향에 따라 경치가 다른데, 베른에서 루체른 가는 방향은 왼쪽에 타야 한다. 3시간이나 걸려 지루할 수 있지만, 창문 밖의 뷰를 보고 있으면 지겹지가 않다. 첫 번째 사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이번 여행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슈탄스역은 소박하지만 주변 아파트를 보니 꼭 부자 동네 같았다. 슈탄스역에서 도보 5~7분정도 걸어가면 슈탄저호른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가 이렇게 이쁠 일인가... 매표소가 아니라 영화 세트장에 온 줄 알았다. 주변의 연노란색의 집부터....평화란 말이 입에서 쉴 새 없이 나온다.
매표소에 오후 1시쯤 도착하니 직원이 시간이 적혀있는 종이 티켓을 나눠줬다. 그 시간에 오는 푸니쿨라를 타라는 의미이다. 한 4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느낀 거지만 매표소부터 푸니쿨라 운행, 손님을 통제하는 직원 분들이 모두 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었다. 아무래도 스위스도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노인 일자리가 참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위스 어딜 가든 어르신들이 밝게 맞이해 줘서 참 감사하면서도 따뜻했다♡
드디어 내가 탈 차례가 다가왔다. 나는 자리에 앉지 않고 맨 뒤쪽에 서서 갔다. 다리는 아프지만 올라가는 동안 편하게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맨 뒤에 타면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리면서 이런 뷰를 볼 수 있다.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또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야 한다. 곤돌라가 이곳을 찾은 이유다. 바로 오픈형 케이블카이기 때문이다. 가야 할 곳을 검색하다가 보게 된 슈탄저호른의 케이블카. 처음에 보자마자 입이 쩍 벌어졌다. 어떻게 케이블카가 오픈형일 수 있지? 하면서
다들 오픈된 곳에서 타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서두르지 않아도 꽤 많은 인원이 위에 올라갈 수 있다. 선이 연결된 구간을 지날 때 완전 스릴 넘친다. 어디를 가도 반대편에 오는 유람선, 열차, 곤돌라를 향해 서로 인사 나누면서 지나치는 모습에 웃게 된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잊지 말고 직원에게서 또 종이 티켓을 받아야 된다!!! 안 받으면 내려가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 곤돌라에서 같이 내렸어도 종이 티켓의 개수에 따라 시간이 약간 다를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받는 게 좋다.
원래 슈탄저호른에서 2시간 내로 구경을 끝내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그게 맘대로 안 되는 거였다. 빨리 받은 종이 티켓 시간이 3시간 뒤였다. 그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시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니 다른 후기로 찾아보길 추천함)
슈탄저호른과 리기산은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리기산이 더 자연 친화적이랄까? 그리고 동양인이 거의 없다. 서양 가족 단위가 많았다. 약간의 하이킹? 도 하고
마른 짚을 태우고 바베큐도 해 먹는 공간이 별도로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불도 피우며 놀고 있었다. 3시간 동안 하이킹을 할 수도 없어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레스토랑은 셀프 시스템으로 원하는 맥주를 고르고, 원하는 디저트를 고른 뒤 카운터에서 주문을 했다. 나는 맥주와 감자스틱을 먹었는데, 감자스틱이 의외로 맛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려가는 시간이 다 됐다. 종이에 써진 시간에 내려가야 되기 때문에 내려가는데도 한참 걸렸다... 시스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슈탄저호른만 갔다가 집 가기에는 아쉬워서 루체른역에서 내렸다.
2016년에 이어 또 오게 된 루체른. 루체른역은 워낙 큰 역이고 관광객들이 필수로 오는 곳이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오기 좋은 곳이었다. 7~8년 사이에 관람차도 생기고 놀이기구로 생겨있었다.
루체른은 관광지가 거의 모여있기 때문에, 넉넉잡고 2시간이면 모든 곳을 구경할 수 있다. 확실히 인터라켄, 그린델발트, 체르마트보다는 큰 도시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 저녁 6시가 넘은 시간에 빈사의 사자상을 방문했는데, 관광객들로 꽉 차 있었다. 기념사진 찍고 카펠교로 향했다.
지난번에는 카펠교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너무 예뻤다!!! 아무래도 해 지는 시간에 가서 그런가? 핑크빛으로 물들면서 너무 너무 너무 라라랜드 같았다. 보정하지 않았는데 핑크빛 하늘이다. 황홀
카펠교에서 열심히 사진 찍고 아쉽지만 숙소까지 또 2시간 30분이 걸리기 때문에 넋 놓고 노을을 볼 시간이 없다. 서둘러야 됐다.
변수가 하나 있었던 게 생각보다 루체른역에 기차가 자주 없다는 것이다. 역시 이럴 때 나는 mbti p임이 틀림없다. j였으면 이미 루체른에 도착하자마자 동시에 어느 타임에 기차를 탔을지 계획했을 텐데.. 오늘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다음 기차까지 1시간 정도 남아서 루체른 역에 있는 coop에 가서 오렌지 생과일주스와 빵을 사서 먹었다. 그린델발트에 오니 어느새 11시였다.
심지어 막차였다. 아찔해라!!!!!!!!!!!!!!!!!!!!!!!!!!!!!막차를 놓쳤다면 비싼 택시를 어쩔 수 없이 탔었겠지..?
그래도 숙소 가는 길에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졌다. 일정이 늦게 끝나서 지치다가도 별을 보니 늦게 오길 다행이다 생각이 들기도 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샬레 고양이가 반겨줬다. 씻고 누우니 12시가 넘었고, 내일 체르마트를 가야 되기 때문에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야 했다. 오늘도 역시 행복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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