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소파베드 없이 3인이 묵을 숙소를 구하는 건 참 어렵다.
포르투갈 여행할 때 보통 포르투와 리스본을 많이 가는데, 포르투는 리스본에 비해 물가가 비교적 낮은 편이라 숙소를 구하는데 큰 애를 먹지 않았다. 문제는 리스본이다. 에어비앤비를 찾는데 호스트와 같이 지내야 되는 경우도 많고 가격대가 꽤 비쌌다.
매일 아고다와 부킹닷컴, 에어비앤비 사이트를 왔다 갔다 하며 겨우 찾은 리스본 숙소, Varandas de lisboa는 아파트먼트인데 호스텔로 보면 된다. 전용 주방과 전용 화장실이 있는 숙소와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숙소로 나뉜다.
나는 그 중에서 가장 넓은 방 "2 베드룸 아파트먼트"로 예약했다. 2베드룸은 또 강뷰와 코트야드뷰로 나뉘는데, 강 볼 시간이 없을 거 같아 코트야드뷰로 골랐다(조금 저렴하기도 해서). 3박에 총 649,956원에 결제해서 만족스러웠다.
✅예약 사이트 :
https://www.agoda.com/sl/4vyPOCOAjgo
서론이 많이 길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방 컨디션과 방 구조를 확인하고 싶다면, 서론을 생략하고 ✅ 이미지과 아래 주의사항만 보면 된다.
포르투 상 벤투역에서 cp기차를 타고 Santa Apolónia에 도착했다. 역 앞에서 볼트를 불렀고, 모닝 크기의 소형차가 도착해서 1차로 당황했다. 28인치 캐리어와 24인치 캐리어 1개를 트렁크에 넣으니 꽉 찼고, 나머지 24인치 캐리어 하나는 뒷자리에 안고 탔다. 낑긴 상태로 언덕을 오르고 오르는데, 갑자기 기사가 갈림길에 멈춰 섰다. 택시가 진입할 수 없는 구간이며, 진입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된다는 것이다. 볼트 기사는 내려서 가라고 해서 영문도 모르는 상태로 하차했다. "어쩔 수 없지 뭐! 걸어 가자"라고 가족들에게 말하고 숙소를 향해 걸어가는데...돌길이다. 볼트 기사라면 애초에 진입 불가한 구역을 알고 있었을 텐데, 다른 길로 안내해주지 않고 내리라고 한 게 열받았다. 오히려 골목으로 들어오기 전에 내려줬으면 평지를 걸어갈 수 있었는데..... 약 7분을 돌길에서 캐리어를 끌며 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제대로 된 도착지에 내리지 못했는데, 비용은 다 차감됐길래, 볼트 고객센터로 문의를 해서 일부 금액을 환불 받았다.
다시 숙소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Varandas de lisboa 숙소는 또 특이한 게 출입문이 2개다. 계단을 이용해야 되는 정문(0층)과, 1층으로 바로 들어가 엘레베이터를 탈 수 있는 문이 있다.
숙소 예약할 때 블로그 후기를 봤었는데, 왜 여행 때가 다가오면 이전에 봐둔 꿀팁들을 잊어버리는 걸까?
꿀팁을 잊은 채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리셉션으로 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정문에서 벨을 누르자마자 리셉션 직원이 내려와, 짐 1개를 들어줬다.
여권 확인과 도시세를 지불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카드만 사용해서 현금이 아예 없는 상태라, 도시세를 카드로 결제하고 싶다고 했다. (카드 결제 시 0.5유로 수수료가 든다) 리셉션 직원들이 정말 친절했다.
배정받은 방은 1.1이었고 엘레베이터 바로 앞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든 생각은 '와, 넓다' 와 '와, 무슨 냄새지?' 였다. 하수구 냄새와 나무 냄새가 섞여났다. 그래도 깨끗한 상태라 마음엔 들었다. 테이블에 출입문 비밀번호와 룸 비밀번호가 적혀있다(꼭 찍어두기)
방을 지나 걸어가면 우측에 방이 있다. 싱글 베드 2개가 놓여있고,
주방에서 쭉 걸어가 왼쪽으로 꺾으면 킹베드가 있는 방이 또 나온다. 킹베드 방 안에 작은 방이 또 있고, 그 방에 옷걸이 행거와 금고가 있는데, 캐리어 펼치기 딱 좋은 크기다. 방마다 에어컨과 옷장, 대형 거울이 있어서 편했다.
킹베드룸에서 나와 왼쪽으로 쭉 가면 화장실이 나온다. 제일 멀리 있어서 숙소 입구에서 화장실까지 꽤 멀다. 처음엔 넓어서 좋았지만 두고 온 물건 다시 가지러 갈 때 짜증이 날 정도로 넓다.
샤워기 필터를 꼈는데 물은 포르투 숙소보다 깨끗했지만, 돌이.........돌이 나온다. 샤워기 필터에 부분 부분 검은색이길래 곰팡이가 핀 줄 알았다. 첫 날 딱 오자마자 씻는데 물이 느리게 내려가서 바닥의 물이 찰랑거렸다. 이대로 내버려두었다가는 나중에 발이 잠긴 상태로 샤워를 해야 될 거 같아, 체크인 다음 날 리셉션에 얘기했다.
청소 담당자가 들어와 배수구를 여는데 돌이 한가득이다(그래도 빠른 일처리에 감사를). 오후에 룸 청소하면서 화장실도 확인해 주겠다고 했다. ↪훨씬 나아졌지만 마지막날쯤 되니 돌이 가득 찼는지 물이 느리게 내려갔다.
나무 바닥이라 그런지 위층과 다른 방의 발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늦은 시간엔 다들 자서 문제가 없었지만 이른 아침에 늦잠을 잘 환경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여행 내내 침대에 누우면 기절했기 때문에 소음에 대해 크게 불만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숙소의 위치다.
첫날을 제외하고는 리스보아 카드를 이용했기 때문에, 트램과 버스를 이용해서 택시 탈 일이 없었다. 여행 마지막 날 엘 꼬르떼를 가서 간식을 왕창 살 생각에 택시를 불렀다. 사진을 보면 내 픽업 위치는 저기인데, 볼트 기사가 "나는 대성당에 있다"라고 메세지가 온 것이다. 보자마자 ??? 어쩌자는거지? 나는 픽업 여기로 찍었는데, 기사에게 말하니 "너의 위치에는 내가 갈 수 없다. 금지 구역이다." 라고 왔다. 첫날이랑 똑같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이 주변에 숙소도 많고 레스토랑도 많기 때문에 볼트 기사라면 이 구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배차를 받지 않거나 배차받은 뒤에 '거기는 볼트 진입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이 쪽으로 와달라' 식으로 먼저 말을 해야 된다 생각했다. 설령 기사가 이 구역에 대해 모르더라고, 볼트 자체에서 이 길로 안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이가 없어서 "내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거기까지 갈 수 없다(무릎이 안 좋긴 했음). 취소해 달라" , "ok" 그때서야 코메르시우 광장 근처 곳곳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저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걸어가서 볼트를 불러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네이버에 이 표지판 관련해서 볼트, 택시를 검색하여도 관련 글이 아예 없었다. 오늘이야 대충 해결했지만, 내일 숙소 체크아웃 후에 캐리어를 들고 리스본 공항으로 가야 되는데 난감했다. 해결 방법이 필요해서 투어를 진행한 카톡에 문의했다. "숙소 위치가 여기인데, 볼트를 부르면 항상 금지 구역이라 오지 못한다. 내일 공항에 가야 되는데 금지 구역이 어디까지 해당되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씀드리니, 가이드님이 설명을 해주셨다😭 내 숙소 위치가 우버나 볼트가 다니지 않는 길이기 때문에 평지로 불러야 되니 이 가게를 픽업지로 찍으면 된다고....Pata Negra - Steakhouse & Tapas https://g.co/kgs/7nFaMnA
가이드님이 답변도 빨리 해주셔서 엘 꼬르떼에서 숙소 올 때는 저 가게로 도착지를 설정했다. 문제없이 숙소에 올 수 있었다.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음 날 무사히 볼트를 타고 리스본 공항까지 갈 수 있었다.
✅ 숙소 주의사항
귀마개를 챙길 것, 볼트를 부를 때 숙소 위치로 하지 말고 아래 식당으로 설정할 것. 너무 밤늦게 나가지 말 것
숙소 바로 아래에 식당이 늦은 시간까지 운영을 해도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어디선가 약을 파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옆을 지나가면 뭐라 뭐라 말하면서 약을 내미는데, 무시하고 가면 따라오진 않지만 어두운 곳에서 그러니 괜히 무섭다.
숙소가 가격 대비 넓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숙소 앞에 큰 나무가 멋있었지만, 룸 냄새와 위치 때문에 다시 리스본에 간다면 이 숙소는 묵을 생각이 없다.
여행 막바지라 더 지쳐서 예민하게 느껴졌을 수 있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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