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샤인머스켓 얼려먹기에 빠졌는데 여름에 아이스크림 대신 얼린 샤인머스켓을 먹었어야 됐는데.. 추워서 담요를 두르고 이번 여행 관련 포스팅을 작성해 본다.
부모님을 모시고 자유여행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 처음부터 끝까지 내 힘으로 하려고 하는데 그건 모두에게 힘들다. 인내심이 많고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 가능하겠지만, 부모님이 이미 지루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는 걸 추천하는 편이다.
작년 부모님과 스위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피렌체에서 와인 투어와 로마에서 남부 투어를 신청한 적이 있다. 궁금한 점들을 가이드분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일단 차량으로 단체 이동을 하기 때문에 자식과 부모 둘 다 마음이 편하다. 또, 부모님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끼리 뭉쳐 다녀서 심적으로도 더 편안해 보이신다(가족끼리만 여행하다 보면 조심하랴 내가 한껏 예민해지기 때문🤣)
이번 여행에서도 급하게 이틀 전 포르투 워킹 투어를 신청했다. 포르투에서 꽉 찬 하루와 반나절을 보내기 때문에, 일정이 여유롭지 않아 한번에 모든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가 필요했다.가이드님과 1인 여행자 분, 그리고 우리 가족까지 해서 총 5명에서 소소한 투어를 시작했다. 첫 방문지가 바로 볼량 시장이었다.
📍 위치 : R. Formosa 322, 4000-248 Porto, 포르투갈(https://maps.app.goo.gl/MqAqZgecoHEM7ZcZ6)
볼량시장은 19세기에 지어진 포르투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리뉴얼 작업을 해서 그런지 첫인상이 '와, 엄청 깨끗하다'였다. 여행을 가면 전통 시장, 로컬 시장 가는 걸 좋아하지만, 위생이 아무래도 구경만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볼량 시장은 거의 아울렛으로 느낄 정도로 거리와 상점들이 깨끗했다.
품목별로 구간이 나뉘어있어 한눈에 비교할 수 있었다. 해산물을 판매하는 상점들의 경우, 타일에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가격이 나타나있어서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포르투갈 대표 기념품인 '정어리 통조림'도 볼량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가격은 마트와 기념품 샵에 비해 꽤 많이 비싼 편이었다.
특히나 기억에 남았던 건 바로, 바칼랴우를 파는 상점이었다. 바칼랴우(bacalhau)는 포르투갈어로 '대구'를 뜻하는 말인데, 포르투갈의 국민 식재료이기도 하다. 경조사나 명절에 바칼랴우 요리가 빠지지 않을 정도이며, 대형마트인 핑구도스를 가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꼬리꼬리한 냄새가 은근 강력하다.
스페인만큼이나 포르투갈의 올리브유도 훌륭하다고 한다. 볼량시장에서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고 싶다면, 1유로 미니 올리브유를 사는 걸 추천한다. 지인들에게 주기 딱 좋은 사이즈라 부담되지 않는다.
('이때 살 걸😭'이라고 후회한 게 볼량시장에서 본 올리브유였다. 다른 곳에서도 흔하게 팔 줄 알고 구매하지 않았는데, 그 뒤로 1유로 미니 올리브유는 보지 못했다)
다양한 재료와 음식들이 파는 곳에 술이 빠질 수 있겠는가, 한 편에는 와인 파는 곳이 있다. 가이드 님이 이 와인집을 추천해 줬는데, 글라스로 시켜도 테이스팅을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어 다음 날 가서 그린 와인과 레드 와인을 한 글라스씩 샀는데, 테이스팅을 해주었다.
("와인 살 때 어제 한국인 가이드가 이 매장을 추천해 줘서 왔어!"라고 말하니 직원이 엄청 밝게 응대해 줬다)
식자재뿐만 아니라 꽃집도 꽤 많았는데, 초면인 꽃들이 꽤 많았다. 포스팅하면서 찾아보니 '안스리움'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공기정화 식물로 많이 키운다고 한다. 너무나도 색이 선명해서 보는 동안 조화인가 생화인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반질반질 윤택이 나고 특이했다.
야채 가게에 고추가 대롱대롱 달려있었다. 또 긴 마늘이 기둥에 달려있는 경우가 있는데 의미가 재미있었다. 포르투에서는 매년 6월 중순에 상주앙 축제('성요한의 축제' 의미이다)가 열린다. 긴 마늘을 들고 다니며 서로의 머리를 치며 상대방의 축복과 행복을 빌어주는 축제이다. 요즘엔 뿅망치를 들고 머리를 톡톡 쳐준다고 한다. (투어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빠질 수 없는 과일 가게! 거의 다 아는 과일이었지만 오른쪽 과일(석과 옆에 있는)은 너무 신기하게 생겼다. 약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미생물 같이 생긴.... 10월이었는데도 관광객을 위한 납작복숭아가 판매 중이었다.
투어는 구경으로 끝났지만, 볼량시장이 워낙 마음에 들어 다음 날 개별적으로 또 방문했다.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다들 손에 맛있는 걸 들고 테이블을 찾아다니는 분위기였다. 해산물 러버인 아빠를 위해 어제 지나갔던 해산물 집으로 갔다. 여러 개의 해산물집이 있는데 다 엄청 싱싱하고 깨끗한 분위기어서 아무 곳에서나 먹어도 될 거 같다.
메뉴판이 워낙 심플해서 주문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내가 시킨 건 프리미엄 박스였고 20유로였다. ceviche는 고를 수 있어서 연어로 골랐다. 한 손으로 들 수 있게 잘 담아줘서 이동하기 편리했다.
회를 좋아하지 않는 나를 위해 주문한 소세지 모음, 내 기억으론 6유로였는데 색다른 경험을 하기엔 나쁘진 않았지만 가격이 착하진 않았다. 선지가 들어간 소세지가 제일 맛있었다. 와인은 위에 말한 Cantinho da Dona Rosa에서 샀다.
테이블에서 비둘기를 피해 나름 여유롭게 소세지와 해산물을 먹고 다음 이동지로 이동했다.
우리나라 시장만 가도 재밌는데, 다른 나라 시장 구경은 더 재밌다. 유독 깨끗해서 더 마음에 들었던 볼량 시장! 포르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가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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